He's story
지난 주말이었어요.
가입만 해 놨던 동호회가 있었는데,
정기 모임이 있다기에 한번 나가 봤죠.
사실, 여자 친구와 헤어진 뒤론 주말에 할 일이 없더라구요.
거기서... 그녀를 만났어요.
꼭 나처럼,
적응을 못하고 어색하게 웃고 있는 모습에...
내가 먼저 말을 걸었던 것 같아요.
"많이 시끄럽죠?"
"처음 나오셨어요?"
뭐 그런 이야기들.
얘길 하다 보니까...
그녀도 얼마 전에 이별을 했더라구요.
우습지만, 좀 반가웠다고나 할까.
어쨌든 우린 그 날 참 오래 이야기 했어요.
나중엔, 무슨 고해 성사를 하는 것처럼 정말, 별별 이야길 다 했죠.
다시 만나자고 연락처를 주고 받았는데...
막상 전화를 하려니, 생각이 많이 지네요.
'다신 사랑을 못할 것 같았는데 내가 벌써,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려고 하고 있구나.'
'전화를 거는 것도 참 우습다.
내 지난 사랑을 그렇게 다 이야기해 놓고,
이렇게 전화하면... 날 어떻게 생각할까?
내가 너무 쉽게 사랑한다고 생각하진 않을까?'
She's story
남자 친구와 헤어지고 나서 내가 그랬죠.
다시는 사랑할 수 없을 것 같다고.
친구들은 그렇지 않을 거라고
곧 다른 누군가가 나타날 거라고 말했지만
난 그 말을 믿지 않았어요.
그런데 사람의 감정은 참 빈틈이 많은가 봐요.
딱 한 번 본 사람인데
난 어쩌면 그 사람이 친구들이 말하던
그 '누구'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으니까요.
그래서 기다렸어요.
그 사람도 나도 지금이 사랑하기 힘든 시기란 걸 알면서도 많이 기다렸죠.
꼭, 전화가 올 것 같았는데...
그런데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이 다 가도록 소식이 없네요.
내가 싫은 게 아니었다면 그날의 내 느낌이 틀리지 않았다면
그 사람도 망설이고 있는지 모릅니다.
나처럼
너무 급히 찾아온 이 감정에,
당황스러워서...